한국현대문학자는 제1회 한국현대문학자 대회에 모여서, 연대에 토대한 연구자 주체성의 확립과 새로운 학술 제도 및 문화의 수립을 선언합니다.
전지구적 재난과 한국 사회의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인문학 학술장은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학생의 급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심화, 산업적 수요를 내세운 사회적·정책적 홀대 및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학과 폐지 등 인문학 연구와 교육은 근본적인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 현대문학 연구 및 교육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현대문학자들은 진리 탐구와 자유의 실현이라는 학술의 내재적·사회적 가치 추구에 전력을 다하지 못한 채, 생존을 위해 각자도생 중입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을 초래한 데에는 우리의 잘못도 없지는 않습니다. 우리 한국현대문학자들은 그 동안 정량적 평가체제 아래에서 문제를 외부의 탓으로만 돌리고 자기성찰을 소홀히 했던 것을 반성합니다. 또한 경쟁적인 학술 문화 아래에서, 연구자 공동체의 붕괴와 연구자의 고립을 방관하였던 것도 반성합니다.
이러한 성찰 위에서 한국현대문학자는 ‘연대와 소통’을 통해 한국 학술의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한국현대문학자들은 위의 선언을 현실화하기 위해, 공동의 행동을 이어갈 협의체(가칭 한국현대문학자회의)를 만들겠습니다. 나아가 학제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전공의 학회 및 학술단체와 기관, 독립연구자들과 함께 연대하겠습니다.
2024년 1월 26일